시총만큼 현금 보유…영원무역홀딩스 '밸류업 기대주' 부상

입력 2024-03-03 18:06   수정 2024-03-04 00:53

노스페이스, 룰루레몬, 파타고니아 등 해외 기업 의류를 수탁생산하는 영원무역의 모회사 영원무역홀딩스가 국내에서 가장 저평가된 주식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2.99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6배에 불과하다. 영업이익이 매년 쌓이면서 보유 현금(1조1474억원)은 시가총액(1조2436억원)에 근접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원무역홀딩스 주가는 올 들어 16.92% 상승했다. 지난달 29일 종가는 9만1200원이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전후로 저평가 국면에서 벗어날 것이란 기대에 상승세를 탔다.

영원무역홀딩스 주식이 저평가된 이유는 복잡한 지배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지주사인 영원무역홀딩스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 같지만 그 위에 YMSA라는 비상장 회사가 있다. YMSA는 성래은 영원그룹 부회장이 지분 50.01%를 보유하고 있다. ‘성 부회장→YMSA→영원무역홀딩스→영원무역·영원아웃도어’로 이어지는 구조다. YMSA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이른바 ‘옥상옥 지배구조’다. 옥상옥 지배회사를 만드는 이유는 대부분 승계 목적이다. 승계 과정에서 상장 지주회사 주가가 낮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일부러 주가를 억누르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지난해 승계 과정도 시끄러웠다. 작년 3월 배당 기준을 ‘연결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10%’에서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50% 내외’로 변경한다고 발표하면서다. 원래대로라면 주주들은 주당 3790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로 인해 3050원만 받게 됐다. 공시 다음날 영원무역홀딩스 주가는 7.8% 급락했다.

당시 성 부회장은 부친인 성기학 회장이 소유한 YMSA 지분 50.01%를 증여받으며 사실상 승계 작업을 마무리한 시기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증여세 850억원은 대부분 YMSA에서 빌려 납부했다. 증여세 산정 시 주식 가치는 증여가 이뤄진 시점을 기준으로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의 주가를 평균 내 반영한다. 이 때문에 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당 비율을 변경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린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우여곡절 끝에 승계 과정이 마무리된 만큼 증권가에선 주가 할인 요인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 부회장이 YMSA로부터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영원무역홀딩스가 배당을 늘릴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영원무역홀딩스는 지난해 9월 창사 이후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계기로 영원무역홀딩스가 강력한 주주환원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배경이다.

영원무역홀딩스 실적은 탄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 영업이익은 2020년 3408억원, 2021년 5705억원, 2022년 1조22억원으로 매년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9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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